예술은 늘 시대의 감정을 비춘다. 그리고 지금, 2030세대가 사랑하는 화가들을 보면 그들이 어떤 감정에 끌리고, 어떤 세계를 꿈꾸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과거엔 고전적 구도와 사실적 묘사가 감동을 줬다면, 지금은 훨씬 더 파편화된 시선과 감정의 진동, 그리고 개인적인 고백이 예술에서 중요해졌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호안 미로, 바실리 칸딘스키, 빈센트 반 고흐는 지금 이 시대, 특히 2030세대가 열광하는 화가들이다.
나는 이 글을 예술가의 전기를 요약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대신, 미로의 자유로운 상상력, 칸딘스키의 감정적 추상, 반 고흐의 불안한 열정이 어떻게 지금 우리와 닿아 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이 세 화가의 작품을 실제로 본 순간들이 아직도 내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바르셀로나의 미로 미술관에서 나는 처음으로 그림을 보며 웃었고, 칸딘스키의 전시회에서는 마치 무언가에 맞은 듯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경험을 했으며, 반 고흐의 자화상 앞에선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의 그림은 단순히 '멋지다'가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줬다. 우리는 왜 그들의 그림 앞에서 머무는가? 그리고 무엇에 이끌리는가? 그 이유를 나의 언어로 풀어보고자 한다.

1. 미로의 상상력: 억압된 감정을 유쾌한 기호로 치환하다
호안 미로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이건 아이가 낙서한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화려한 원색과 비정형 기호,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들은 나에게 익숙한 구도나 논리를 완전히 거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그림을 오래 바라보면 점점 즐거워지고, 그림 속 기호들이 나만의 이야기처럼 읽히기 시작한다.
미로는 초현실주의와 추상을 넘나들며, 감정을 시각적인 리듬으로 표현한 화가다. 그의 그림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사실 정답은 없다. 오히려 감상자가 ‘무엇처럼 보인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미로가 원하는 진짜 감상법이다. 그는 “내 그림은 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의 그림은 이미지보다 감정의 언어에 가깝다.
2030세대가 미로에 끌리는 이유는, 그가 자유를 상징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경쟁과 비교에 지친 우리는 때때로 무언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미로의 그림은 그런 욕망을 조용히 응원해주는 시각적 언어다.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아도 괜찮고, 정확히 읽히지 않아도 충분하다. 나 또한 미로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풀어진다. 마치 내 안의 무의식이 놀이터를 찾은 것처럼.
<하늘의 시를 위한 회화> 같은 작품을 보면, 점, 선, 도형들이 마치 움직이는 생물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정답 없는 감정의 지도 같고, 의미를 초월한 이미지의 춤이다. 미로는 우리에게 말한다. “예술은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라.” 그 태도는 지금 감정 중심의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다.

2. 칸딘스키의 감정 추상: 보이지 않는 감정의 소리를 그리다
칸딘스키는 흔히 ‘추상미술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처음 보면 오히려 ‘이건 음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실제로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회화를 구성했고, 스스로도 색과 형태를 하나의 ‘시각적 교향곡’처럼 생각했다. 나는 그의 그림 앞에서 몇 번이고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다. 머리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경험이었다.
<구성 VIII> 같은 작품은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오래 바라보면 그 안에서 리듬이 느껴진다. 원과 선, 삼각형, 색의 교차가 마치 소리처럼 전해진다. 칸딘스키는 말한다. “예술의 목적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에게 그림은 설명이나 재현이 아니라, 내면을 울리는 ‘소리 없는 음악’이었다.
2030세대는 감정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 그래서 칸딘스키의 예술은 지금 더 유효하다. 그의 회화는 감정을 정제된 추상으로 전달한다. 그는 격정적이지 않지만, 깊고 울림이 있다. 나는 그의 그림을 보면 마음속 어디선가 반응이 일어난다. 정확히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닿는다’는 느낌.
칸딘스키는 예술을 통해 ‘정신적 세계’와 연결되길 바랐다. 그는 예술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영혼의 언어’로 여겼고, 그 감각은 디지털 피로와 감정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힐링이 된다. 나는 가끔, 아무 말 없이 칸딘스키의 작품을 보며 나의 내면과 대화를 나눈다. 그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3. 반 고흐의 불안한 열정: 부서진 마음으로 쓴 감정의 기록
빈센트 반 고흐는 아마 2030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유럽 화가일 것이다. 어릴 적엔 단지 ‘귀를 자른 미친 화가’로 알려졌지만, 그의 삶과 그림을 제대로 접하면 단순한 비극 이상의 강렬한 공감이 생긴다. 그는 우리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예술가다.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까마귀가 나는 밀밭> 같은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그런데 단지 유명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너무도 솔직하고 날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앞에서 울컥한다. 반 고흐는 화려한 기술보다 솔직함으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그 감정은 거칠지만 순수하고, 아프지만 정직하다.
2030세대가 반 고흐를 사랑하는 건, 아마도 ‘부서진 마음’으로도 세상과 대화하려 했던 그의 태도 때문이다. 우리는 불안정한 시대를 살고 있다. 무언가 안정되지 않았고, 관계도 일도 미래도 흐릿하다. 반 고흐는 그 혼란 속에서도 “나는 오늘도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말하며 붓을 들었다. 나는 그 점이 너무도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완벽함보다 ‘계속하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그는 삶으로 증명했다.
그는 고통을 가리지 않았고, 기쁨도 억지로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거짓 없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다, 너도 흔들려도 된다.” 그의 화폭은 지금 세대에게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동시에 준다. 나 또한 반 고흐의 그림을 볼 때마다 “계속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예술은 감정의 가장자리에서 버텨주는 힘이다.
우리 시대가 예술에서 기대하는 것
미로, 칸딘스키, 반 고흐. 이 세 사람은 스타일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지만, 지금의 2030세대와 가장 진하게 연결된 화가들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은 모두 ‘감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했고, ‘나 자신’을 회화로 표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하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도 어렵다. 그런 시대에 미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칸딘스키는 감정의 리듬으로, 반 고흐는 불안한 진심으로 우리를 감싸준다. 그들의 예술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되어 있고, 그래서 더욱 힘을 가진다.
나는 이 세 사람의 작품을 ‘이해’하기보다, ‘느끼는’ 쪽을 택하고 싶다. 그게 예술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미로는 상상하라고 말하고, 칸딘스키는 울어도 된다고 말하고, 반 고흐는 멈추지 말라고 말한다. 그 메시지는 내 삶에 깊이 스며들었고, 그들과의 만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예술이란 우리 안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가장 정직한 도구라고 믿는다. 누군가는 말로 하지 못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또 누군가는 그 그림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내게 이 세 화가는 단순히 좋아하는 화가가 아니라, 삶의 어떤 순간마다 곁에 있어 준 친구 같은 존재였다. 힘든 날에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리고, 감정이 말로 설명되지 않을 땐 칸딘스키의 색채를 상상하며, 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땐 미로의 기호 속을 산책한다.
2030세대에게 예술은 멀고 고상한 것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감정의 언어다. 그리고 이 세 화가는 그 언어를 가장 아름답고도 절실하게 들려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들을 계속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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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료를 참고 했어요.
[1] 네이버 포스트 - '미래를 내다본 화가' 고흐의 그림에 숨겨진 이야기 - 네이버 포스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7291084&memberNo=37451778)
[2] 중앙일보 - <고흐.칸딘스키.모딜리아니가 본 세상1>시대를 뛰어넘어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987997)
[3] d-art.co.kr - [인상주의 화가 열전 ⑤]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고흐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33)
[4] 브런치스토리 - 나는 반고흐 자화상이 불편하다 (https://brunch.co.kr/@goldstarsky/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