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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by 세리옹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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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의 집은 늘 어두운 조명 하나로 가득 차 있다. 불을 다 켜기엔 피곤하고, 음악을 틀기엔 생각이 많다. 그런 날엔 그냥 멍하니 앉아 그림을 본다. 예전엔 예술이란 고상한 취미라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저 숨 쉬듯 들여다볼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직장생활이란 게 그렇다. 반복되는 일상, 상사의 눈치,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업무, 그리고 문득 찾아오는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 나는 그림을 펼친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남긴 색채 속에서 나를 위로받는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직장인에게 예술은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정신의 운동'이다. 헬스장 대신 미술관으로 간다고 해도,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단 5분이라도 그림 앞에 머물며 숨을 고르면, 하루의 리듬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내면을 돌보는 일에 가깝다. 예술은 감정을 눌러놓은 직장인에게 작은 탈출구를 내어준다. 감정을 말로 꺼내지 않아도, 그림이 대신 말해주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특히 좋아하고, 직장인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세 명의 화가를 소개하려 한다. 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이 셋은 서로 다른 시대와 스타일을 가졌지만, 공통적으로 ‘혼자 있는 사람의 감정’을 진심으로 그려낸 작가들이다. 고흐는 고통을 예술로 바꾸었고, 르누아르는 기쁨을 확장했고, 호퍼는 고독을 품었다. 이들의 그림을 보며 나는 내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고, 지친 마음을 조용히 달래곤 했다.

 

이 글은 작품 해설보다는, 직장인의 마음으로 그림을 바라보며 느낀 것들을 풀어낸 일종의 감정 에세이다. 바쁜 하루 중 잠시라도 이 글을 읽으며, 그림 한 점 앞에 앉아 있는 듯한 여유를 느끼길 바란다. 우리는 누구나 위로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예술은 그 자격을 흔들림 없이 안아주는 존재다.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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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흐의 불안한 진심: 흔들리는 마음에도 빛을 그리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화려하거나 정교하지 않다. 오히려 거칠고, 감정이 살아 숨 쉬며, 때론 폭발적이다. 그래서 처음 볼 땐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그 거친 붓질에 마음이 끌린다. 나는 퇴근 후 책상 앞에 앉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엽서로 붙여놓고 한참을 바라본다. 그 그림 속 하늘은 결코 평온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위안이 된다. 어쩌면 우리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고요해 보이지만, 그 속에 요동치는 감정이 있고, 그걸 그리려는 용기가 있기에 아름다운 삶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이나 <자화상>을 다시 보면, 그 안의 진심이 뼈에 사무친다. 그는 외로웠고, 이해받지 못했고, 불안했고, 그래서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붓에 담았다. 그것이 나에게는 큰 위로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 결핍을 들여다보는 용기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멋진 사람들이다.

 

나는 종종 고흐처럼,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상사의 한마디에 욱한 마음, 동료의 무관심에 서운한 감정, 내 능력에 대한 의심까지. 그것들을 말로 풀 수는 없지만, 고흐의 그림을 보며 '그래, 나도 흔들릴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는 화려한 성공보다, 진심을 남긴 사람이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았다.

 

고흐는 직장인에게 ‘솔직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화가다. 그림이란, 그렇게 내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일 수도 있다.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잊고 지내는 요즘, 고흐의 그림은 나에게 가장 진심 어린 대화 상대다.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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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르누아르의 햇살: 바쁜 일상 속 작은 기쁨을 발견하다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나에게 있어 ‘마음이 맑아지는 화가’다. 그의 그림은 늘 따뜻하고, 부드럽고, 사람들이 웃고 있다. 처음엔 그 감정이 조금 과장되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친 어느 날, 우연히 본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속 인물들의 표정이 유난히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 장면 속에는 따뜻한 햇살, 부드러운 웃음, 살아 있다는 감각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바쁜 삶 속에서도 이렇게 작은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직장인은 늘 결과를 향해 달린다. 하지만 르누아르의 그림은 ‘과정의 즐거움’을 기억하게 해준다. 그가 자주 그린 장면은 친구들과의 대화, 가족과의 식사, 연인의 시선 교환 같은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야말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함이라는 걸, 그림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된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르누아르의 <정원에서>를 본다. 여유로운 테라스, 웃고 있는 사람들, 햇살 속에 반짝이는 색감. 그것만으로도 내 안의 긴장이 조금씩 풀린다. 그의 그림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옆에서 따뜻하게 “괜찮아, 너도 지금 이 순간을 누려도 돼”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르누아르는 직장인에게 ‘기쁨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바쁜 일정에 치여 살다 보면 우리는 삶의 디테일을 놓친다. 그러나 르누아르를 보면, 그 디테일 속에야말로 진짜 삶이 숨 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의 색채는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내 하루를 조용히 감싸준다.

3. 호퍼의 고요한 고독: 혼자 있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법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어쩌면 가장 '현대적인' 감정을 담고 있다. 그는 고독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요한 공간 속에 있는 인물들의 멍한 시선, 정지된 공기, 거리감 있는 구도로 '혼자 있는 사람의 감정'을 명확하게 그렸다. 나는 처음에 그의 그림이 너무 쓸쓸해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쓸쓸함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 혼자인 순간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걸, 호퍼는 담담히 말해주니까.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선창가의 방>, <철도 옆의 집> 같은 작품을 보면, 대부분의 인물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침묵이야말로 진심을 드러낸다. 나는 호퍼의 그림을 보며 ‘괜찮아, 나도 말 없이 있고 싶을 때가 있어’라고 인정하게 된다. 직장에서는 늘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고,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혼자 있는 시간도 분명히 소중하다.

 

호퍼는 직장인에게 ‘혼자 있는 법’을 알려주는 화가다. 나도 그의 그림을 보며 '침묵도 감정'이라는 걸 배웠다. 때로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냥 조용히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된다. 호퍼는 관계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라, 고요한 자기만의 공간을 제안한다. 그 공간은 외롭지 않다. 오히려 필요한 쉼이다.

 

나는 가끔 퇴근 후 조명을 낮추고, 호퍼의 그림 한 장을 배경화면에 띄워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정적 속에서 내 하루를 돌아본다. 그 시간은 나에게 있어 감정의 리셋이다. 호퍼는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한다. 그의 말 없는 그림들이, 묵직한 울림으로 가슴에 새겨진다.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화가 3인(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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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가장 조용한 위로가 된다

직장인의 삶은 전쟁 같고,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다. 때로는 열심히 사는 것이 지치고,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 나는 예술을 찾는다. 그것은 화려한 휴가도, 값비싼 취미도 아니다. 단지 한 점의 그림, 한 줄의 감정, 그 앞에 머무는 조용한 시간일 뿐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고흐는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하고, 르누아르는 ‘작은 기쁨을 누려도 돼’라고 말하고, 호퍼는 ‘혼자 있는 것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 없는 위로는 우리가 수없이 놓치고 있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한다. 나는 그 속에서 나를 돌보고, 나를 받아들이고, 내일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예술은 우리가 혼자일 때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친구다. 말이 필요 없고, 설명도 필요 없다. 그냥 바라보고, 느끼고, 마음을 쉬게 하면 된다. 직장인의 일상 속에도 그런 공간이 꼭 필요하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예술은 숨구멍이자 빛이다.

이 글을 읽고 잠시라도 그림을 보고 싶어졌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작은 그림 한 점 앞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나를 마주해보자. 그 순간, 우리는 분명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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